중국 증시 폭락에 세계경제 연초부터 ‘출렁’

입력 2016.01.07 (17:47) 수정 2016.01.0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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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출발점은 중국이다. 새해 증시 개장 첫날부터 주가가 폭락하더니 불과 나흘 만에 또다시 폭락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사태는 곧바로 아시아시장에 충격을 줬고, 유럽과 미국의 주식시장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중국 경제의 하락이라는 경고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6% 이상 폭락한 데 이어 7일 또다시 7% 이상 추락하면서 패닉 장세를 재현했다. 중국 증시가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지수 등락 폭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일시적으로 또는 마감 때까지 증시 거래를 정지하는 제도) 발동에도 폭락세를 지속하며 장이 조기 종료됐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위안화 가치가 크게 절하됐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하루 절하폭으로는 지난 8월 이후 최대치였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8일 연속으로 절하를 단행했으며 8일 만에 위안화 가치는 1.44% 하락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위안화 절하폭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위안화가 가파르게 절하될 경우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역내외 환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로 위안화 절하에 나서야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자본 유출 속도 역시 빨라져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자주 개입할수록 위안화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더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관 기사] ☞ 사우디 아라비아-이란 외교관계 단절

때마침 국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관계 단절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 등 지정학적 요인들이 덧붙여지면서 세계 경제는 더욱 혼란스럽다. 이슬람교의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 이란 외교관계 단절은 중동지역 국가들 사이에 분쟁과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산유국이 대부분인 중동국가들의 대립은 국제유가의 하락과 맞물리면서 지정학적 위험요인을 가중시킬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을 둘러싼 사우디와 이란 간 대립은 곧바로 유가 하락을 가져왔다.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6일(현지 시각) 장중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현재(런던시간) 5.6%, 2.05달러 떨어진 배럴당 34.3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4년 6월 30일 이후 11년여 만에 처음이다. 아시아시장 원유 가격의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가격도 이날 오전 급락해, 3월물이 1배럴당 29.40달러에서 움직였다. 전날보다 1.60 달러 내린 것으로, 11년 9개월 만에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중반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데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올해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와 동시에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마쳤다. 국제원유 시장에서의 이란의 가세는 국제유가 급락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유가를 더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은 아직 한국과 미국의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의 새 핵실험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도 현지시각 6일 CNBC에 출연해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뉴스들이나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주장 같은 지정학적 요인들"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올해 세계 경제 2.9%·내년 3.1% 성장 전망”

이런 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세계은행은 현지 시각 6일 발표한 '2016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2018년의 전 세계 성장률을 각각 2.9%와 3.1%, 3.1%로 제시했다.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2.9%로 2.4%에 그친 지난해보다는 높아지겠지만, 2017년에야 3%대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올해 주요 선진국의 성장 속도에는 약간의 탄력이 생기겠지만, 주요 신흥국의 부진에 따른 악영향이 다른 신흥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2.1%는 이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신흥국의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은 0.6%로 오히려 더 커졌다.

올해 전 세계 경제의 성장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으로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성장 기조 유지를 비롯해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 여부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벌써 국제원유가의 급락은 이어지고 있고 중국경제는 환율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전제했지만, 세계은행은 주요 신흥국의 경기 부진 심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금융시장의 부담 등을 앞으로 세계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올해 2.7%로 성장률이 높아지겠지만, 내년과 2018년에는 각각 2.4%와 2.2%로 낮아진다. 중국은 올해 6.7%로 지난해의 6.9%보다 낮아지는 데 이어 내년과 2018년에도 6.5%의 성장률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봐, 당분간 7%대의 성장률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일반적인 예상과 비슷했다. 브라질(-2.5%)과 러시아(-0.7%)는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1%대의 성장률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 예상 성장률 중 가장 높은 곳은 인도(7.8%)였다. 인도의 내년과 2018년 성장률은 7.9%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한국에 대한 경제전망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북한의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위험도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심화될 것이며 미국 금리의 인상과 맞물려 달러화의 국외 유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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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증시 폭락에 세계경제 연초부터 ‘출렁’
    • 입력 2016-01-07 17:47:42
    • 수정2016-01-07 19:50:39
    국제


연초부터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출발점은 중국이다. 새해 증시 개장 첫날부터 주가가 폭락하더니 불과 나흘 만에 또다시 폭락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사태는 곧바로 아시아시장에 충격을 줬고, 유럽과 미국의 주식시장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중국 경제의 하락이라는 경고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6% 이상 폭락한 데 이어 7일 또다시 7% 이상 추락하면서 패닉 장세를 재현했다. 중국 증시가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지수 등락 폭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일시적으로 또는 마감 때까지 증시 거래를 정지하는 제도) 발동에도 폭락세를 지속하며 장이 조기 종료됐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위안화 가치가 크게 절하됐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하루 절하폭으로는 지난 8월 이후 최대치였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8일 연속으로 절하를 단행했으며 8일 만에 위안화 가치는 1.44% 하락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위안화 절하폭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위안화가 가파르게 절하될 경우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역내외 환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로 위안화 절하에 나서야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자본 유출 속도 역시 빨라져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자주 개입할수록 위안화 환율에 대한 통제력을 더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관 기사] ☞ 사우디 아라비아-이란 외교관계 단절

때마침 국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관계 단절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 등 지정학적 요인들이 덧붙여지면서 세계 경제는 더욱 혼란스럽다. 이슬람교의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 이란 외교관계 단절은 중동지역 국가들 사이에 분쟁과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산유국이 대부분인 중동국가들의 대립은 국제유가의 하락과 맞물리면서 지정학적 위험요인을 가중시킬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을 둘러싼 사우디와 이란 간 대립은 곧바로 유가 하락을 가져왔다.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6일(현지 시각) 장중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현재(런던시간) 5.6%, 2.05달러 떨어진 배럴당 34.3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4년 6월 30일 이후 11년여 만에 처음이다. 아시아시장 원유 가격의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가격도 이날 오전 급락해, 3월물이 1배럴당 29.40달러에서 움직였다. 전날보다 1.60 달러 내린 것으로, 11년 9개월 만에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중반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데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올해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와 동시에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마쳤다. 국제원유 시장에서의 이란의 가세는 국제유가 급락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유가를 더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은 아직 한국과 미국의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의 새 핵실험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도 현지시각 6일 CNBC에 출연해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뉴스들이나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주장 같은 지정학적 요인들"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올해 세계 경제 2.9%·내년 3.1% 성장 전망”

이런 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세계은행은 현지 시각 6일 발표한 '2016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2018년의 전 세계 성장률을 각각 2.9%와 3.1%, 3.1%로 제시했다.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2.9%로 2.4%에 그친 지난해보다는 높아지겠지만, 2017년에야 3%대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올해 주요 선진국의 성장 속도에는 약간의 탄력이 생기겠지만, 주요 신흥국의 부진에 따른 악영향이 다른 신흥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진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2.1%는 이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신흥국의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은 0.6%로 오히려 더 커졌다.

올해 전 세계 경제의 성장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으로 세계은행은 선진국의 성장 기조 유지를 비롯해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 여부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벌써 국제원유가의 급락은 이어지고 있고 중국경제는 환율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전제했지만, 세계은행은 주요 신흥국의 경기 부진 심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금융시장의 부담 등을 앞으로 세계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올해 2.7%로 성장률이 높아지겠지만, 내년과 2018년에는 각각 2.4%와 2.2%로 낮아진다. 중국은 올해 6.7%로 지난해의 6.9%보다 낮아지는 데 이어 내년과 2018년에도 6.5%의 성장률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봐, 당분간 7%대의 성장률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일반적인 예상과 비슷했다. 브라질(-2.5%)과 러시아(-0.7%)는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1%대의 성장률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 예상 성장률 중 가장 높은 곳은 인도(7.8%)였다. 인도의 내년과 2018년 성장률은 7.9%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한국에 대한 경제전망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북한의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위험도가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심화될 것이며 미국 금리의 인상과 맞물려 달러화의 국외 유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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